에너지 한 꼬집이 가진 힘! 에너지 하베스팅
사람의 체온은 36.5℃입니다. 너무 낮거나 높으면 건강에 이상이 생기죠. 36.5℃를 유지하기 위해 사람의 몸은 주변 온도가 낮을 때 열을 방출시키는데요. 보통 잘 때는 75W, 깨어 있을 때는 120W, 가벼운 일을 할 때는 190W, 어려운 일이나 움직임이 많은 운동을 할 때는 700W의 열을 방출합니다. 스마트폰을 한번 충전할 때 2.5W 정도의 전력이 드는 것을 감안하면 사람이 내뿜는 열에너지로 여러 대의 스마트폰을 너끈히 충전할 수 있는 셈이죠.
인체의 움직임과 더불어 진동ㆍ열ㆍ전자파 등의 에너지를 전기로 바꾸는 기술이 발달한다면 스마트폰ㆍ웨어러블 기기ㆍ헬스케어 기기처럼 상시 휴대하고 다니는 작고 가벼운 기기들의 전력 공급원으로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수집한 에너지로부터 전기를 생산하는, 에너지 하베스팅 시스템(EHS, Energy Havesting System) 기술이 바로 그것이죠. 에너지를 끌어올 수 있는 요소는 무엇이 있는지, 그 에너지들을 어떤 방법으로 똑똑하게 운용할 수 있는지 들여다볼까요?
에너지가 모이는 과정
에너지 하베스팅은 발생-변환-저장-소비 단계로 나눌 수 있어요. 우선 신체의 움직임으로 발생하는 신체에너지를 비롯하여 진동에너지ㆍ열에너지ㆍ위치에너지 등에서 발생한 에너지를 압전ㆍ열전ㆍ광전ㆍ전자기 등의 방식으로 변환한 후 이를 저장, 운용하는 것입니다. 에너지를 얻는 경로가 무엇이냐에 따라, 에너지로 변환하는 원리에 따라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을 분류할 수 있는데요. 한번 살펴봅시다.
에너지 하베스팅의 종류
2014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스키폴 국제공항에는 페달을 밟아 스마트폰을 충전할 수 있는 장치가 설치되어 화제를 모았습니다. 신체의 움직임으로 발생하는 운동에너지를 전기로 변환하는 원리인데요. 이처럼 운동에너지나 체온, 정전기를 전기로 변환하는 것은 신체에너지 하베스팅입니다. 이외에도 태양 전지를 활용하여 햇빛을 수집하고 전기로 변환하는 광에너지 하베스팅,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열을 모아 이용하는 열에너지 하베스팅, 물체가 가지고 있는 고유진동수와 가한 진동 주파수가 일치할 때 큰 진동이 발생하는 공진(Resonance) 현상을 활용하는 진동에너지 하베스팅도 있죠.
방송 전파, 휴대전화 전파 등의 전자파를 활용하는 전자파에너지 하베스팅, 과속 방지턱이나 횡단보도 일시 정지선 등에 공기 압력 펌프를 설치하여 차량의 중량으로 압축시킨 공기를 활용하는 중력에너지 하베스팅, 수력발전소의 방수구나 화력발전소의 냉각수 방수로에서 생기는 위치에너지를 활용하는 위치에너지 하베스팅도 있습니다. 일상에서 흔히 발생하는 현상들로 전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지 않나요? 심지어 변기의 물을 내리는 것으로도 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데요. 서울대와 전자부품연구원의 논문에 따르면 변기 물을 내릴 때 발생하는 물방울의 움직임으로 작은 LED 조명을 켤 수 있을 정도의 에너지를 생산해낼 수 있었다고 해요.
수집한 에너지를 어떻게 변환하는지에 따라서도 에너지 하베스팅을 분류할 수 있어요. 압력 또는 진동으로부터 에너지를 수확하는 압전 하베스팅은 다른 기술에 비해 전력 밀도가 높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특정 물체에 압력을 가하면 음전하와 양전하가 분리되고 전하의 밀도차로 전기가 흐르게 되는데, 이를 압전(Piezoelectric) 효과라고 합니다. 이 전기를 수확하여 기기를 작동하는 데 이용할 수 있는 것이죠. 대표적인 예시로 가스레인지나 라이터가 있습니다. 압력을 가하여 전기 스파크를 발생시키는 구조입니다.
열전 하베스팅은 특정 물질에 온도 차가 발생할 때 전류가 흐르는 열전(Thermoelectric) 현상을 활용한 방식입니다. 서로 다른 두 금속의 양쪽 끝을 붙이고 한쪽을 가열하여 온도 차를 만드는 제벡(Seebeck) 효과, 서로 다른 도체를 접합하여 전류를 흐르게 할 때 접합부에 발열이나 흡열이 일어나는 펠티에(Peltier) 효과가 대표적인 열전 현상이에요. 열전효과를 이용하면 피부에 부착된 부분과 공기 부분, 즉 체온과 실온의 온도 차를 이용하여 전기를 생산하는 것 또한 가능하기에 충전을 하지 않아도 웨어러블 기기를 계속 장착한 채로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빛으로부터 얻은 광전을 이용한 광전 하베스팅은 태양 전지를 통해 얻은 에너지를 활용하기에 태양광(Photovoltaic) 하베스팅이라고도 불립니다. 원리가 되는 광전효과는 빛의 입자성*으로 인해 금속 등의 물질이 고유의 특정 파장보다 짧은 파장을 가진 전자기파를 흡수했을 때 전자를 내보내는 현상이에요. 태양광을 활용한 기술로, 태양빛을 전력으로 직접 변환하는 형태죠.
*빛의 입자성 : 빛의 이중성(입자성/파동성) 중, 하나의 물질로서 다른 물질에 충돌하면 충돌된 물질을 움직이게 하는 운동에너지를 갖고 있다는 뜻
전자기 하베스팅은 전기장과 자기장을 이용한 통신을 할 때 버려지는 전자기를 수집하여 에너지로 전환합니다. 방송 전파나 이동 통신기기 전파, 와이파이 전파 등에서 뿜어져 나오는 전자파를 주 에너지원으로 삼는데요. 안테나로 RF 교류 전파를 수집, 이를 직류로 바꿔 전기를 생산하는 프리볼트(Freevolt) 기술과 와이파이 전자기파를 에너지로 바꾸는 와이파이 백스케터(Backscatter) 기술이 대표적입니다.
LG이노텍에서도 에너지 하베스팅 솔루션을 사용하는데요. 국내외 사업장 옥상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하여 광에너지로 전력을 운용하고 있고요. 폐열을 회수하여 전력을 재생산하는 나노 다결정 열전 소재로 발전기 가동 연료를 절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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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하베스팅이 중요한 이유
에너지 하베스팅은 버려지는 에너지 자원을 활용하는 것이기에 지구 온난화의 주된 원인 중 하나인 화석연료보다 더 친환경적입니다. 에너지 수요가 증가하면서 발생하는 에너지 자원 고갈 문제를 완화할 수 있는 훌륭한 방안이 되어주기도 하죠. 그뿐만 아니라 에너지 불균등 문제를 해소하는 방법이 되기도 하는데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빈민가에 있는 한 축구장은 압전 하베스팅을 활용한 타일 200개를 설치하여, 타일을 밟아 생산된 전력으로 운동장 불을 밝히는 데 필요한 에너지의 20%를 충당했습니다. 낮에는 축구장 주변의 태양 에너지 패널이 남은 전력 80%를 모았고요. 생산된 전력은 최대 10시간 동안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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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살아가기 점차 힘든 환경이 되어가고 있는 요즘입니다. 에너지가 고갈되고 있으며 에너지 불평등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모든 인류에게 전기 공급이 제때 이루어진다면 지금보다 더 쾌적한 생활 환경을 조성할 수 있겠죠. 에너지 하베스팅은 함께 살아가는 모든 인류의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필요합니다. 그리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꿈꾸기 위해서라도 꾸준히 개발되어야 합니다.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이 보다 효율적인 방향으로 발전되어 나가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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